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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떠나는 게 아니라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미 우리는 우주다


여러분은 프랙탈 우주론을 아시나요? 자세히는 알지 못해도 이따금 인류가 별의 자식이고, 더 나아가 우주 그 자체라는 말은 들어 봤을 겁니다. 우주와 인류를 이루는 원소들의 공통점, 홍채와 성운의 유사성 등. 특히 우주의 구도와 뇌 시냅스를 비교한 사진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한 번쯤은 접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렇듯 우주와 인류를 연결해주는 단서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프랙탈 우주론은 이런 상상에서 비롯된 가설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 우주가 바로 단 하나의 입자고, 그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무수한 입자들 속에서 또 다른 우주가 무한히 재현되고 있는 것이라고요.

철학자 앨런 와츠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우주가 잠시 다른 모습을 한 채 태어난 존재들이고, 우주는 인간의 눈과 귀를 통해 자기 자신의 장엄함을 인지하는 관찰자라고 합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프랙탈 우주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거대한 생명체의 모습을 한 우주가 자신의 존재 여부를 깨닫기 위해서, 또는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 우리 인류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학자들은 논리적인 증명을 최우선시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허무맹랑한 상상이 더욱 끌립니다. 현 시점에서의 우주는 아직 미궁 투성이고, 그 본질은 전세계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덕분에 다양한 의문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게 됐죠.

만약 이 모든 것이 우주가 의도한 것이라면? 서로를 통해 자아를 찾고, 서로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현실의 대인관계나 자아성찰처럼, 인류와 우주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거라면? 그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일 수도 있고, 본능적인 외로움일 수도 있겠지⋯ 같은 것들이요.

평생의 꿈이 있다면 밤하늘 비구름 같은 성운 사이에 누워 고요히 잠들거나, 퀘이사와 같은 장엄한 사건의 지평선에 다가가 특이점 안으로 들어가보거나, 아주 아주 늙은 우주에 도달해 그의 본질과 최후를 보는 것입니다. 혹은 신령보다도 영원불멸에 가까운 삶을 살다가 어딘가에 있을 우리의 친척을 만나고, 그들의 문명을 접해보는 것도 좋겠죠. 우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수록 저의 본능이자 유전적으로 뿌리내린 인류의 본능이 이 세계와 차원의 진실을 알고 싶다며 소리칩니다. 어떨 땐 길을 잃은 미아처럼 외로움이 쏟아져 질식할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 모든 감정이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우주는 일상의 고민을 사소한 티끌로 만들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우릴 하찮거나, 소중하거나, 단지 우연의 결과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희미한 확률로 태어난 기적의 존재로 만드는 매력적인 대상입니다. 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무한한 가능성을 주는 우주를 존경하고 있으며, 삶의 마지막이 현재과 별 다르지 않을지라도 살아갈 희망을 준 우주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랑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우주와 하나가 되고 싶나요?

yunicorn